쿵 리는 정말 약물을 썼을까, 아니면 억울한 피해자일까? - Part 1 : UFC에서 시행한 HGH 검사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

[해외mma뉴스/UFC 스포]


모든 의문의 시작은 쿵 리가 UFN 마카오 대회를 앞두고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자신의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0대의 나이에도 나오지 않았던 엄청난 근육이 40대 초반의 고령에 나오는 것을 본 사람들은 모두 쿵 리의 약물 사용을 의심했고, 심지어 쿵 리의 상대인 마이클 비스핑조차 의문을 표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대회 후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쿵 리의 약물 검사에서 HGH(성장 호르몬)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대다수의 반응은 "그럴 줄 알았다."였고, 이후 나온 쿵 리 측의 주장 또한 약쟁이의 변명으로 치부되었습니다.

그런데 결과 발표 후 약 2주가 지난 현 시점에서 현지 여론은 크게 변했고, UFC측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면서 결국 쿵 리 측이 정식으로 UFC에 이의를 제기했고, UFC측에서 이를 수리하여 중재위원회를 통한 항소를 시행하겠다는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관련글: 쿵리가 성장호르몬 적발로 인한 출장정지 처분에 제소)

이번 글에서는 이렇게 여론이 바뀐 이유가 무엇인지, UFC측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전반적으로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쿵 리의 HGH 검사 과정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나?


다음 링크는 쿵 리 측이 주장한 UFC측 약물 검사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를 다룬 글입니다.

(쿵 리, 금지약물 사용 사실을 부인! "이번 약물 검사는 그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쿵 리 측에서 나온 주장을 요약하면,

1. 쿵 리는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검사나 T/E 수치 검사 등 일반적으로 많이 적발되는 검사에서는 모두 이상이 없었지만 유독 잡아내기 힘든 HGH 검사에서만 양성 반응이 나왔음.

2. 당시 UFC는 WADA(국제 반도핑기구)의 인가를 받은 베이징의 연구소 대신 인가를 받지 않은 홍콩의 연구소에 검사를 위탁했음. 해당 기관에서는 HGH 검사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IGF-1 테스트를 시행하지 않았음.

3. 본래 WADA 규정에서는 재검사를 위해 샘플을 10년간 보관하도록 명시했지만, 해당 연구소에서는 쿵 리의 샘플을 며칠만에 파기해버림.

4. HGH 수치는 체내의 순환작용에 따라 도핑과 관련없는 이유로도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이를 총 수치로 검사하는 것을 사실상 의미가 없음. 게다가 쿵 리는 경기 직후에 샘플을 채취했는데, 경기 직후에는 몸의 충격을 회복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HGH가 생성될 수도 있음.

5. 결과 발표 당일에는 쿵 리에게 9개월 출장 정지를 선고했지만, 바로 다음날에 12개월로 출장 정지 기간을 늘린 것 또한 석연치 않음.


처음에는 쿵 리 측의 이러한 주장이 이전의 도핑 적발자들과 같은 수준의 변명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들이 주장이 상당한 수준의 사전조사에 기반을 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점점 여론은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부분은 HGH의 수치가 자연적으로 크게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만으로 도핑 여부를 알아내기는 불가능하다는 대목인데요. 쿵 리의 매니저 개리 이바라는 자신이 이런 주장을 하게 된 근거로 영국 스포츠약학 저널과 미 스포츠약학 저널의 연구 보고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해당 보고서의 내용에 따르면 신뢰성 높은 시험의 결과 HGH 수치는 자연적인 요인으로도 500배 가량 증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HGH 검사를 위한 혈액 샘플 채취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 안정을 취한 상태에서 심장 박동이 정상 수치일 경우에만 시행되어야 하는데, 쿵 리의 경우처럼 1시간 이상 워밍업을 하고 20분 동안 시합을 치른 직후 샘플을 채취하는 것은 완전히 잘못된 방식이라는 것이죠.




흥미롭게도 BALCO 약물 스캔들의 주인공이자 VADA 설립자로 유명한 도핑업계의 대부 빅터 콘테도 쿵 리측의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관련글: http://gotmma.tistory.com/8146)

콘테 또한 쿵 리측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HGH 검사 샘플 채취는 경기 직후에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금식 및 휴식 후에 시행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는데요. 또한 콘테는 최고의 도핑 전문가들이 UFC측의 HGH 검사는 무용지물이라 지적했으며 이는 UFC의 수치라고 비판했습니다.

(다만 콘테는 VADA의 이해관계가 얽힌 인물이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긴 합니다)




UFC의 자체 검사에 의구심을 표한 인물은 이들만이 아닌데요. MMA 미디어의 대부로 불리는 데이브 멜처 또한 쿵 리의 약물 검사 탈락 소식이 보도된 후 다음과 같이 의문을 제시했습니다.

멜처는 기존의 검사에서 HGH는 24시간 내에 투여한 것이 아니면 적발할 수 없고, 이 때문에 HGH는 선수들 사이에서 제보나 함정수사가 아닌 이상 절대 걸리지 않는 물질로 정평이 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쿵 리의 경우는 무작위 검사가 아니라 경기 직후에 누구나 받는 검사에서 적발되었는데, 자신이 경기 직후 검사를 받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적발된 사례는 멜처가 알기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UFC측에서는 UFC 투나잇을 통해 마카오 대회에서 혈액검사를 실시한다는 사실을 공표한 적이 있습니다). 

게다가 위에서도 설명했듯 현 기술력으로 HGH를 검출하려면 24시간 이내에 투여한 것만 가능한데, 이런 경우는 무작위 검사가 아니라 사전에 검사 시간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잡아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죠. 또한 쿵 리가 하루나 이틀 전에 HGH를 투여했다는 것도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가정입니다.

실제로 몇 달 전 보기 드문 HGH 양성 반응을 보인 차엘 소넨 또한 무작위 검사를 통해 적발된 케이스인데요. 멜처는 쿵 리가 정말 하루 전에 주사를 맞았을 수도 있고, 도핑 적발 기술이 하루아침에 발전할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보기 드문 일이라며 의아함을 드러냈습니다.




현재의 약물 검사 체계 설립에 지대한 공을 세운 세계적인 반도핑 전문가 돈 캐틀린 또한 쿵 리 측의 주장과 비슷한 근거를 통해 UFC의 자체 약물 검사 제도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캐틀린의 주장에 따르면 UFC의 자체 검사 방식은 "전혀 쓸모가 없으며", HGH 테스트는 WADA의 인가를 받은 신뢰할 수 있는 기관만이 시행 가능한 아주 어려운 사안인데, 쿵 리의 샘플을 분석한 홍콩의 연구소는 HGH 테스트에 필요한 자료나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 하네요.

또한 캐틀린은 양성 반응이 나온 샘플을 보존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며 최소 6개월 이상은 보존할 필요가 있지만, 해당 연구소에서 이러한 필수적인 사항을 지키지 않은 채 며칠만에 샘플을 파기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캐틀린의 이러한 문제 제기는 상당히 중대한 의미를 지녔다고 볼 수 있는데요. 콘테는 위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UFC와 관련해서 나름의 큰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만, 캐틀린은 이러한 이해관계와 무관하면서도 약물 검사에 있어서는 최고 수준의 권위를 가진 전문가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독립적인 제 3자의 입장을 지닌 최고 수준의 전문가가 쿵 리 측의 주장과 거의 동일한 근거를 통해 UFC의 자체 검사를 비판한 것은 분명 심각하게 생각할 만한 일인 것이죠.



(글이 길어져서 두 파트로 나눕니다. Part 2에서 다음 내용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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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2014.10.15 22:46 신고]  [Reply adress]  [Modify/Delete]  [Reply]

    역시 국내에선 갓므마에서만 볼 수있는 양질의 글
    이렇게 좋은 소스로 글을 쓰면 넘 티가 나기 때문에 도용도 못할듯
    수년간 갓므마를 보면서 느낀건데 진짜 갓므마에서만 다룰 능력있는 내용은 이상하게 타매체에서 기사가 안나옴

  2. 조상필 [2014.10.15 23:52 신고]  [Reply adress]  [Modify/Delete]  [Reply]

    위에 사진이 답을말해주네요 ㅋㅋ

  3. [2014.10.16 02:15 신고]  [Reply adress]  [Modify/Delete]  [Reply]

    잘 봤습니다 수고하십니다.
    --님 말씀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갓므마에서만 볼 수 있는 양질의 자료들..
    어서 광고 많이 붙었으면 좋겠네요

  4. LeCiel [2014.10.16 13:04 신고]  [Reply adress]  [Modify/Delete]  [Reply]

    사진은 어떠한 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왼쪽 사진은 해상도도 좋지 않을뿐더러 전체적으로 블러 필터가 낀 것 처럼 촛점도 좋지 않고 빛도 강하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콘트라스트도 낮습니다,.
    헌데 오른쪽 사진은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난 직후이고 땀과 조명 역시 강하며 전반적으로 콘트라스트도 높습니다. 저런식의 비교 사진은 어떠한 선수들을 상대로 해도 가능한 겁니다,

  5. kill [2014.10.16 15:38 신고]  [Reply adress]  [Modify/Delete]  [Reply]

    왼쪽은 평시 상태고 오른쪽은 훈련직후에 엄청 펌핑 되있는 상태인데...어떻게 저게 약물한 증거가 되지..

  6. kill [2014.10.16 15:38 신고]  [Reply adress]  [Modify/Delete]  [Reply]

    왼쪽은 평시 상태고 오른쪽은 훈련직후에 엄청 펌핑 되있는 상태인데...어떻게 저게 약물한 증거가 되지..

  7. [2014.10.16 15:55 신고]  [Reply adress]  [Modify/Delete]  [Reply]

    난 추성훈 몸이 약몸같던데 아무도 뭐라안하데... 네츄럴로 그런 데피 가지면서, 벌크도 골격에 비해 큰편인데 그러면서도 체력 근지구력마저 상당함.